007 암호: 들깨를 털어라

 

오늘의 암호명 :

들깨를 털어라

 

깜깜한 밤 아니 어둠이 내린 밤입니다.

 

인테리어 업자 농부님이 오늘 털지 못한 들깨를 운반하고 있어요.

아침부터 부지런히 들깨 타작을 했는데 일이 끝나지 못했어요.

내일 아침에도 부지런히 들깨를 작업하려고 하우스 안으로 옮기고 있어요.

 

깜깜한 밤에 동그란 프레시 불이 공공칠 시리즈의 동그라미 그림자를 연상시킵니다.

 

달달한 마루 씨 엄마의 임무는 인테리어 업자 농부님이 안전하게 운반할 수 있도록 프레시 불을 들고 있는 것이죠.

동그란 불빛 속에 움직이는 인테리어 업자 농부님을 보고 007이 생각났어요.

 

 

어릴 적

늦은 밤~

새 나라의 어린이는 일찍 자야 하지만 어머니 아버지와 함께 주말의 영화(토요명화)를 보던 달달한 마루 씨 엄마는 그때를 기억합니다.

 

그 오프닝에 듣던 음악도 생각납니다.

호아킨 로드리고가 작곡한 기타를 위한 아랑훼즈 협주곡 제2악장 아다지오

 

공공칠~

본드걸 제임스 본드

그때를 기억하는 달달한 마루 씨 엄마~

앗! 옛날 사람입니다.

그 동그라미 안에서 움직이던 제임스 본드이 모습이 기억에 남아요.

 

 

낮에도 열심히 털었던 들깨입니다.

옮겨도 옮겨도 아직도~ 하던 들깨입니다.

옮기고 또 옮기고 이러다 밤을 새우는 것은 아닌지요.

 

튼튼한 인테리어 업자 농부님의 힘으로 밭에 남은 들깨를 모두 옮깁니다.

자 이제 저도 같이 위로 올라갑니다.

인테리어 업자 농부님의 뒷모습을 보며 저도 오늘을 마감합니다.

 

그리고 새 아침이 밝았습니다.

농막 안 창문이 눈물을 주르륵 흘립니다.

밖이 많이 추운가 봐요.

 

어머니의 뜨끈한 된장찌개와 함께 맛난 도토리묵과 밑반찬으로 아침을 든든히 먹고 다시 들깨를 타작합니다.

신나게 털어 봅니다.

어제 남은 통증과 아침의 졸림을 떨치며 움직입니다.

퍽퍽 신나게 털어 봅니다.

 

남은 들깨는 없는지 확인하는 인테리어 업자 농부님

 

작은 하우스 안에서 했더니 먼지가 엄청납니다.

선풍기도 틀고요.

시원하니 썰렁한 바람이 붑니다.

여름이면 시원할 텐데요.

가을은 추워요. 뼛속까지 추워요.

먼지 때문에 틀었지만 끄고 싶었던 선풍기에요.

 

주머니 속에도 얼굴에도 들깨입니다. ^^

오떻게 들어왔는지 주머니 안에 쏘옥 들어왔어요.

꺼멓게 날린 먼지에 아침에 곱게 화장한 얼굴이 웃기게 변합니다.

 

서로 놀리며 웃고

떠들며 웃고

라디오의 노동요를 들으며 웃고

힘차게 타작합니다.

들깨 망 아래로 흘러 들어간 들깨들이 귀여워요.

파란 들깨망에는 꽃송이와 잎사귀들이 있고요. 아래로 들깨들이 흘러 내려갑니다.

들깨 망 위에 많이 쌓이면 요기에도 들깨가 있어요.

작업 도중에 한 번씩 일어나 들깨 망을 들고 흔들흔들 춤을 춥니다.

들깨들이 잘 빠질 수 있도록 흔들흔들~ 쉐킷쉐킷~

망을 꼭 잡고 박자를 잘 맞춰서 흔들어야 해요.

잘못 흔들면 떨어지고 대참사가 벌어져요.

손안에 들깨.. 귀엽죠.

들깨~

 

올여름 비가 정말 많아서 걱정이 많았는데요.

그래도 시간이 흐르니 이렇게 수확하는 날도 옵니다.

살살 텁시다.

하가 나셨나요?

힘드시죠?

 

퍽퍽~ 때리시는 인테리어 업자 농부님.

위에도 뒤에도 싸악~ 털어줍니다.

 

 

 

 

 

그렇게 밤이 오고 타작한 들깨들을 모아 햇볕 아래 널어 줍니다.

 

그리고 열심히 풍구로 들깨를 털어줍니다.

시끄럽게 툴툴 거리며 오랜만에 풍구도 열일합니다.

그런데요.

엄청 느립니다.

 

오늘도 쉽게 잘 수 없겠네요.

 

풍구야 힘내자.

달달한 마루 씨네 밭에도 밤이 내립니다.

 

어여~ 집으로 철수해야겠어요.

 

밤도 내리고

제 눈도 내리고

낼은 월요일입니다.

 

어여~ 집으로 가자구요.~

 

 

오늘도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많이 추워요. 따끈하게 입고 당기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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